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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바다미술제

주제

2013바다미술제

With 송도 : 기억·흔적·사람 With Songdo : Remembrance·Marks·People

현재는 미래를 향해 진행 중인 과거다.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이 순간 뿐 아니라, 다가올 미래 또한 과거가 되는 것은 자연의 섭리이다. 우리는 언젠가 '오늘 이 순간'을 다시 돌아보게 될지도 모른다. '미래에 기억하게 될 과거의 현장'으로서 유·무형의 문화자산은 우리에게 타임캡슐의 분명한 증거를 보여준다.
과거로서의 현재는 미래의 본질에 일부를 구성하고, 논리적, 비논리적 근거 자료가 된다. 정교한 조각과 신비주의 철학으로 세계의 불가사의로 꼽히는 앙코르 문화유산은 한때 찬란한 영화를 누렸지만, 점차 파괴·훼손되어 소멸을 겪었다. 국제사회는 앙코르 문화유산을 범세계적 가치를 지닌 보존해야 할 유산으로 인정하였으며 유네스코의 추진 아래 앙코르 왕국 당대인들에 대한 연구와 더불어 세계 유수의 전문가들에 의해 대규모의 장기 복원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최첨단 디지털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우리는 과거 원형에 대한 탐구와 경험 필요성 또한 느끼고 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바다미술제는 집중과 확산의 26년을 겪어왔다.
1987년 88서울올림픽의 프레올림픽 문화행사로 처음 개최된 바다미술제는 1993년까지 매년 개최되었고, 1995년 8회 바다미술제 이후 5년의 공백기를 거쳐 2000PICAF(부산비엔날레 전신)에 통합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2004년까지 바다미술제는 기획력이 강조된 전시라기 보다는 해양이라는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작가들간의 교감과 소통을 중시하는 현장성 짙은 야외설치미술 형태였다. 이후 2006년에는 백사장과 해수면에 한정되었던 공간에 대한 개념을 과감히 확장하고 공공미술의 개념을 접목시킨 퍼블릭 아트를 통해 '생활속의 예술'을 실현코자 하였고, 2008년 역시 야외전시와 함께 실내전시가 어우러진 형태로 보여졌다. 2011년, 바다미술제의 청년성과 실험성을 살리고 부산비엔날레와 함께 새로운 예술브랜드로 정착, 발전시키기 위해 독립 개최되는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이한다.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2006년을 기점으로 바다미술제는 더 이상 야외설치미술에 국한되지 않았고 현대미술의 다양한 흐름과 담론을 담아내는 전시를 지향하였다. 이는 당시 현대미술전과의 차별화된 전략 부재라는 비판과 함께 바다미술제만의 정체성 회복을 바라는 지역미술계의 여론이 일어나는 결과를 낳았다.
이번 2013바다미술제는 그 역사와 변화의 과정에서 새로운 미래를 위한 원형을 탐구하는 장이 될 것이다. 이는 미래로 나아가는 접점이 될 것이다.
2013바다미술제는 2011년도에 이어 송도해수욕장에서 개최된다.
근대 부산의 도심은 단연 지금의 중구와 서구였다. 오늘날 부산의 원도심이라 부르는 이 지역은 일제 수탈의 관문으로, 한국전쟁의 마지막 보루로서, 또한 전후 한국의 경제 성장에 있어 중요한 교두보의 지리 역사적 임무를 수행하였다. 박극제 서구청장은 "송도해수욕장은 당시 행정구역인 부산부 인구가 15만명인 시절에도 여름이면 하루 방문객이 20만명을 넘길 정도로 전국적인 명소였다"고 회고하며, "올해는 부산직할시 승격 50주년이기도 해 원도심 부활의 신호탄을 송도해수욕장이 쏘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바 있다(부산일보, 2013. 1. 3일자).
100주년을 맞은 송도해수욕장이 과거의 영광을 찾는 것, 그를 위해 부산시민들을 비롯한 많은 뜻있는 사람들이 노력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그러나 국제회의시설과 대형 상업지구 및 관광시설이 집중되는 휘황찬란한 바다가 아닌, 고단한 근대사를 넉넉히 품어주었던 그 옛날처럼, 사람들을 따뜻하게 다독일 수 있는 인간적인 명소이면 어떨까? 어쩌면 송도해수욕장이 부산이라는 도시와 토착민에게 주는 원형적 의미는 거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2013바다미술제 ‘With 송도 : 기억·흔적·사람’은 원형의 전시방식과 의미를 회복하려는 바다미술제와 100년의 장구한 역사속에 송도해수욕장이 가진 의미의 인식에서 출발한다. 바다미술제의 복원은 지역미술인들의 열망과 의지를 되살린다는 자체적 의도 외에도 부산미술의 현재성을 담아 온 무형의 자산을 미술제 복원이라는 제도적 토대를 통해 보존, 확산시키고 더 광범위한 사회적 가치의 생산으로 지역사회의 문화의식 고취와 사회적 담론 생성에 일조하리라는 기대를 반영한다. 송도라는 공간을 다시 선택한 것 또한, 화려하였으나 잊혀진 송도의 과거(기억)와 변화하는 현재(흔적), 아직 오지 않은 미래(사람)가 바다미술제와 같은 출발점에 있음(With 송도)을 제시하고, 2013년 현재의 송도에서 다양한 가치들이 서로 조우되는 시·공간적 매개와 소통의 장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100주년을 맞는 송도해수욕장이 바다미술제와 함께 다시 한 번 비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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