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딜 푸루는 다양한 인물들의 인터뷰를 조합하면서 다큐멘터리적 질료가 직조하는 서사성에 주목하는 작가다. 등장인물들의 생활은 일상의 사소함을 드러내고 있지만, 일상이 개인들에게 부여하고 만들어내는 삶의 다채로움을 보여주기도 한다. 부산비엔날레에 출품되는 두 작품 역시 이와 같은 맥락에 놓여 있다. <6x17>에서 보딜 푸루는 17세 청소년 6명의 삶을 인터뷰 형식으로 담아낸다. 서로 비슷한 환경 속에 살면서 같은 생각과 고민을 공유하고 있는 그들의 삶 속에서 우리는 세대적 정체성이 결정화되는 순간을 발견할 수 있다. 성인 4명의 삶을 아주 친밀하게 때로는 관조적으로 직조하는 <태양이 비추는 곳>은 동일한 사회적 조건 속에서 사는 우리의 삶이 얼마나 다채로운 방식으로 파열 될 수 있는지를 물으며, 이 사회가 제시하는 정상적인 삶의 전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