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페인 출신의 에스테르 파르테가스에게는 광장, 공항, 쇼핑센터와 그러한 공공장소에 있는 편의시설들이 주요한 작업의 소재들이다. 신기함과 속도, 과도한 풍부함과 과잉이 지배하는 이러한 공간들은 이 시대의 집단적 욕망과 두려움을 반영한다. 그녀가 주목하는 이러한 공간들의 특성은 모듈화된 우리의 삶에 적합하게 만들어진 모듈화된 공간들이고, 따라서 이런 공공장소는 더 이상 사람들이 서로 만나고 소통하는 장소가 아닌 그저 스치고 지나가는 통과지점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이다. 작가는 이번 부산비엔날레를 위해 부산에 장기간 머물면서 재활용품들을 수집한다. 그녀는 이 재활용품들을 활용해서 특정 전시장소를 확보하기보다는 기존 미술관의 건축구조를 충분히 활용해 부산시립미술관 곳곳에 분산된 개별적 장소에 기생하는 설치작품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