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드로잉을 주로 매체로 작업하는 포르투갈 출신의 페드로 바라테이로는 자신을 도시 풍경의 관람자로 규정한다. 작가에 따르면, 도시의 공간은 결국 끊임없는 구축과 해체의 과정을 통해 그 공간을 경험하는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다. 미술 창작에 대한 이러한 작가의 탈중심적 사유는 롤랑 바르트의 <저자의 죽음>과 같은 개념이나 자신을 신화적 인물인 저자로 간주하기보다는 단순히 이미지와 더불어 작업하는 생산자로 여긴 장 뤼크 고다르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았다. 이번의 출품작 <모든 것이 같을 수는 없다>는 영상과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사진 설치는 1968년 프랑스의 5월 혁명 당시 파리 시가지에 붙었던 국제 상황주의자의 포스터들과 닮아 보인다.